오늘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도입을 고민하는 보험사들에 대해서 포스팅 하겠습니다.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블록체인의 광풍은 국내 금융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기존의 화폐체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 했고, 탈중앙화와 분권화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블록체인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금융권에서는 우려보다는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회사 중에 블록체인 전담조직을 두지 않은 회사가 없을 정도로 그 관심은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투기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처리속도의 한계나 투자 비용대비 효과 미흡 등으로 기존 금융체계의 틀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 된 것도 사실입니다.
초기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의사결정권자들도 지금은 'Why Block Chain?'이라는 질문을 던지시 시작했고, 그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규모 시범사업을 진행하는데 그치거나 다른 회사가 진행하는 것을 관망하는 회사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금융회사들도 여전히 블록체인이 가진 잠재력을 인정하기 때문에 내년도 핵심사업 상위 순위에 블록체인 플랫폼 자체 구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럼, 금융회사 중에 블록체인을 도입 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제2금융권의 보험사들은 어떤 회사가 있고,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1. 생명보험협회 : 생명보험업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및 보험업무 대상 시범사업 추진
생명보험협회는 보험사는 아니지만 생명보험사들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기관으로 생명보험사를 대표하여 '생명보험업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및 블록체인 기반 혁신과제 구현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19개 생명보험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를 했고, 삼성SDS를 구축 사업자로 선정하여 금년 말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은행연합회나 금융투자협회에서 추진 했던 것처럼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시스템 구축과 보험금 간편 청구 등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일부 생명보험사가 본인인증 시스템에 대한 사용료를 추가 지불해야 하는 것에 반발하여 컨소시엄에서 탈퇴를 하는 등의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생명보험협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손해보험협회는 하반기부터 손해보험사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위해 협의 중에 있으며 생명보험협회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2.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 오픈소스 활용 블록체인 플랫폼 자체 구축
최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서 신한금융지주로 주인이 바뀐 오렌지라이프는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블록체인 플랫폼을 자체 구축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요소인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쉽게 개발 및 배포할 수 있고, 개인정보의 분리 보관과 파기까지 가능하도록 구현했습니다. 앞으로, 외부 퍼블릭 블록체인과 연동을 통해 분산원장의 신뢰성을 높이는 등 블록체인 플랫폼을 여러 업무에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선적으로 올 10월부터 모바일 보험증권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여 위변조를 차단하여 원본 증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보험증권 발급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서 어떻게 판단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교보생명 : 보험금 간편 청구시스템 시범 구축
교보생명은 작년에 정부에서 주관한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조성 블록체인 시범사업' 의 일환으로 각종 증비서류를 발급 받은 뒤 보험사에 제출한 후 심사를 통해 보험금을 지급 받아 왔던 보험금 청구 절차를 대폭 축소 시켜 자동청구 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 했습니다.
< 출처 : 아시아타임즈 >
이 사업을 통해 구축된 시스템은 인제대 상계백병원, 삼육대 서울병원, 카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에 있으며 100만원 미만의 소액 보험금은 고객이 청구하지 않아도 병원의 진료정보가 보험사에 자동으로 공유 되며 이 진료정보를 기초로 보험사가 알아서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다만, 앞으로 전국의 20개 병원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나 1차 병원(동네 의원 등)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진료정보를 자동으로 보험사에 공유하는 것에 대해 병원이 부정적일 수도 있고, 보험사의 경우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 됨에 따라 보험금 지급에 대한 부담이 증가(기존에는 고객이 선청하면 심사 후 지급 했는데 귀찮거나 까먹고 신청 안하는 고객들도 상당할 것임) 함에 따라 마냥 좋은 것은 아니므로 얼마나 확산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MG손해보험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큐브인텔리전스'와 업무 협약을 통해 자동차 빅데이터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보험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악사손해보험은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인 '직토'와 제휴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험사들의 활발한 움직임 속에서 누가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2019년에는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 되어야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이 더 확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현재 모 보험사와 블록체인을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는 중인데 아직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좋은 결과 나오면 다시 한번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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