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가 추진해왔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이 결국 무산됐습니다. 지난해 국내 대표 IT기업과 보험회사의 첫 합작사 설립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양사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설립 추진 9개월 만에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5월 26일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는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 추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지만 두 회사는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 등에 대한 협력관계는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모빌리티 보험, 커머스 보험 등 디지털 보험상품으로 특화된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약속하고, 지난해 말 경기도 판교에 전담팀을 꾸린 후 합작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법인명을 '카카오보험'으로 잠정 결정했습니다.
이후 올해 4월 중순에는 주요 보험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한 보상, 계리, 언더라이팅, 상품기획 및 개발, 고객서비스 슈퍼바이저 등 주요 업무 담당자 채용을 진행하면서 보험업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왔습니다.
디지털손보사를 출범하기로 했을 당시에는 경영권은 카카오페이가 가져가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삼성화재는 15~2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카카오페이, 카카오, 삼성화재 3자 간 지분구조에서 서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예비인가 작업이 지연되기 시작했고, 카카오보험에서 판매할 상품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특히 삼성화재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 등의 상품을 카카오페이가 디지털손보사 상품 리스트에 넣으려고 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것입니다.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더 늘어나게 되고, 상품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상품 리스트에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을 포함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페이 독자적으로 디지털보험사 설립 추진
삼성화재와 결별한 카카오페이는 독자적으로 디지털보험사 설립을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직접 경영권을 가지고, 카카오가 전략적 재무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가 아닌 카카오톡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와의 협력을 희망하는 다른 중소형 보험회사와 협력을 통해 디지털보험사 설립을 계속 추진해 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7월 인슈어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인바이유'를 인수하며 보험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인바이유는 법인보험대리점인 GA로서 카카오페이 보험 서비스의 교두보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인바이유는 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웅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인슈어테크 기반의 통합 보험 서비스 플랫폼으로 보험 컨설팅, 보험중개 등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으로 국내 최초로 복잡한 보험 유통과정을 개선해 사용자에게 합리적인 보험을 제공하는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을 선보인 회사로 국내외 대형 보험사 및 재보험사와 제휴해 다양한 미니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인바이유는 단순한 GA가 아니라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과 플랫폼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기 위한 필수과정인 금융당국 승인을 득하는 역할은 삼성화재가 아니라 중소형 보험사와 협력하더라도 디지털보험사 설립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페이와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은 무산됐지만 보험안내장 및 증권 발송 등 카카오톡 등 카카오 생태계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제공 및 생활밀착형 보험 출시 등을 위한 포괄적 업뮤 제휴는 계속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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