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 드려 볼까 합니다.
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여덟살 난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2012년 9월 생이니까 아직은 만 6세인데 초등학교를 간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대치동이나 목동, 분당 못지 않은 평촌(경기도 안양시)이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영어 유치원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고, 와이프와 맞벌이를 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영어 유치원 원비가 부담이 됐지만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저희가 아들을 처음부터 영어 유치원에 보낸 것은 아닙니다. 네살 때는 집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에 보냈고, 주말에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는 어린이 영어교실에 한 시간씩 보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다섯살이 되면서 일반 유치원으로 옮겼고, 다른 아이들처럼 유치원 5세반 과정을 잘 마쳤습니다. 여섯살이 되면서 일반 유치원에서도 조금씩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방과 후에 한 시간씩 영어 학원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9월 어느날, 아들이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던 저희는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친구들이 자꾸 자기만 따라 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서 유치원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아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언어 습득능력이 조금 빨라서 선생님께서 질문하시는 것에 답변을 잘 하니까 주변 친구들이 아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친구들의 행동이 부담스러웠던 아들은 유치원에 가는 것이 싫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던 저희는 유치원 선생님께 상담을 요청 드렸고, 아들이 영어를 포함한 언어를 인지하는 능력이 좀 뛰어나 보이니 차라리 영어 유치원을 보내시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셔서 고민 끝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평촌 영어 유치원은 폴리, 녹스, 메이플베어 정도가 유명한데 폴리와 녹스는 사전 테스트를 봐야합니다. 다행이도 아들은 사전 테스트에 통과해서 아들이 원하는 유치원에 합격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습니다. 오히려 일반 유치원을 다닐 때보다 더 밝고 활기찬 어린이가 되었습니다.
저는 10년이 넘게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20년이 넘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영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크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들이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고, 궁금해 하는 것들을 찾아서 보고 이해하는 것을 보면서 영어 유치원에 보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듭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나 도시, 해보고 싶은 것들이 계속해서 늘어 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지면서 책을 읽게 되고, 책에서 본 것을 실제로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조금씩 세워 나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견 하기까지 합니다.
아들 뿐만 아니라 저의 삶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영어 유치원에서 내주는 숙제(영어 책 2~3권 읽고 모바일에서 문제 풀기, 글 쓰기 등) 하는 것을 봐주기 위해 일찍 퇴근하다 보니 술 먹는 시간이 많이 줄었고(한달에 한번 먹을까 말까), 아들 숙제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다 보니 중학생 수준 이었던 저의 영어실력도 정말 조금은 향상 된 것 같습니다.(그래도 여전히 중학생 실력입니다.)
주변에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는 후배나 동료들이 영어 유치원에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상담을 해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자신 있게 영어 유치원에 보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술이나 담배 같은 불필요 하게 소비되는 비용을 줄이고 아이들에게 투자하라고 조언 해줍니다.
아이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낸다고 반드시 성공하고(일반 유치원을 다니고, 다른 방법으로도 더 성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함, 또, 성공이라는 것은 극히 주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함), 성공한다고 부모에게 반드시 효도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커서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조금이나마 더 아이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밑거름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가 오늘은 영어 유치원에 대한 포스팅을 하게됐습니다.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니니까 참고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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